코로나 이후로 부모님들과 외식을 오랫동안 하지 못했다. 방역지침이 변경되어, 야외에서 마스크도 벗을 수 있고 점차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걱정이 됐다.
와이프가 임신 중이기도 하고, 얼마 전 코로나에 확진되어 무척 고생했기 때문에 외식을 한다해도 개방된 공간이 아니였음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고기나 회보단, 어버이날을 맞아 조금 더 특별한 식사를 하고 싶었다. 조용하고, 가족들만 들어갈 방이 있으며, 평소에 먹기 힘든 메뉴.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바로 화전이었다.
화전의 주력 메뉴는 '장어덮밥'으로, 장어덮밥은 방송으로만 접했지 실제로는 먹어본 적이 없었다. 임산부에게 장어가 좋다고 하고, 장인어른도 좋아하시는 분위기라, 저녁시간으로 예약한 뒤 찾아가보았다.
매장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깔끔한 가게 분위기와 친절한 사장님의 응대가 인상깊었다. 꽤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가 안정적이었고, 방문을 닫을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미리 바닥을 데워놓으셨는지 따뜻했는데, 나중에는 조금 더워져서 살짝 문을 열었다.
장어덮밥인 '우나쥬'를 4개 시켰다. 크기에 따라 상, 특, 특상으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는 특 3개, 상 1개를 주문했다. 일본식 장어덮밥은 처음 먹어보기 때문에 우나쥬를 먹는 방법을 정독해보았다.
티비로만 보던 장어덮밥의 실물을 접했다. 엄청나게 탱글해보이는 장어의 기름진 살이 식욕을 돋우었다. 차완무시, 락교, 절임무 등 다양한 밑반찬들과 장국이 함께 제공됐다.
장어의 맛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겉 껍질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바스러지지 않고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간은 너무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으며, 적절하게 밥과 어우러져있었다. 밥에도 양념이 되어있었는지, 맨밥으로만 먹어도 맛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장어가 고급 요리임에도, 특유의 약간 비린맛과 가시 때문에 잘 선호하지 않았는데,
본 장어덮밥은 가시가 완전히 깔끔하게 제거되어 있었고, 비린맛도 전혀 나지 않았다.
아마도 차를 가져오지 않았으면, 맥주를 시켜서 함께 먹었을 것 같다. 장인어른과 형님이 술안주로 드실 수 있도록, 관자대창야키를 추가로 주문했다. 간이 짭짤하면서도 식감이 쫄깃한게 술안주로 적합했다.
꽤 지출이 컸지만, 가족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앞으로도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다.
* 주소: 대구 수성구 범어천로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