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png)
2021년 10월 이벤트로 두 번째 애플 실리콘 시리즈가 공개됐다.
늘 맥북 생태계에 입문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가장 손해보지 않는 타이밍을 엿보고 있었다.
M1칩의 엄청난 성능과 더불어 맥북 에어의 뛰어난 가성비는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무엇보다 화면 크기가 아쉬웠고, 곧 있으면 맥북 프로 고성능 모델이 나온다는 루머가 있어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기다림의 끝에 기대에 충족할 만한 제품이 드디어 출시되었다. M1 Pro와 M1 Max칩을 달고 나온 맥북 프로가 바로 그 제품이다. 뛰어난 디스플레이, 스피커의 품질은 말할 것도 없고, 디자인도 풀체인지 되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webp)
애플 실리콘의 첫 프로 모델인만큼 출시되기까지 상당히 공을 들였을 것이다.
애플이 한 번 디자인을 변경하면 적어도 5~6년 동안은 크게 바꾸지 않기 때문에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라 판단됐다. 하지만 전파인증을 받아야 정식으로 한국에 출시하기 때문에 조금 더 인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전파인증을 받는 동안 어떤 옵션으로 구매를 할 지 계속해서 고민했다.
처음 고민을 한 부분은 사이즈였다.
14인치는 휴대에 강점은 있으나 단독으로 사용할 때의 화면 크기가 아쉽고, 반대로 16인치는 휴대는 다소 불편하지만 시원한 화면 크기가 장점이다.
각종 커뮤니티 글과 유튜브를 찾아보니 휴대성을 잡는 14인치를 구매하고, (14인치나 16인치나 제대로 된 작업을 하기엔 화면 크기가 아쉽기 때문에) 집에서는 추가 모니터를 구입하여 사용을 하라는 추천이 많았다. 이런 추천에 혹하여 14인치를 고를 뻔 했지만, 오랜 고민 끝에 결국에는 '16인치'를 구매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내가 전문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추가 모니터를 구매하면서까지 작업을 할 상황이 잘 없을 것 같았다. 또한 새로 나온 맥북 프로의 모니터는 뛰어난 XDR 디스플레이와 120hz 프로모션을 지원하는데, 어지간한 모니터로는 제대로 표현이 안 된다.(즉, 지원이 안되는 추가 모니터를 사용한다면 사실상 XDR과 프로모션은 그림의 떡일 것이다.) 따라서 모니터를 사려면 '제대로 된 모니터'를 사야되는데, 이런 모니터의 가격이 왠만한 노트북 가격이다. 그래서 결국 화면 크기가 시원한 16인치 단독 모델로 사용하기로 했고, 어차피 차량으로 이동하니 휴대성은 감안하기로 했다.
CPU와 RAM, SSD는 의외로 고민이 쉬웠다.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전문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고사양은 금전적으로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CPU와 RAM은 가장 기본 옵션인 'M1 Pro 10코어', '16기가'로 선택하게 되었다.
SSD는 외장하드로 대체가 된다지만, 보조장비를 주렁주렁 들고다니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1TB'로 결정했다. 파이널컷으로 영상 편집하려면 기본 용량도 많이 필요하고, 이왕 살 거 오래 사용하려는 생각도 있었다.
의외로 마지막까지 결정이 어려웠던 부분은 색이었다.
수많은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실제에 가까운 '스페이스 그레이'와 '실버' 컬러를 비교해보았다. 평소에는 스페이스 그레이 색을 선호하는 입장이지만, 이번에 나온 스페이스 그레이는 물빠진 색감처럼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내부 칩도 디자인적으로 미려하게 설계하는 애플이지만, 의외로 스페이스 그레이의 색감은 제품마다 일정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신형 아이폰의 '그래파이트' 색상을 선호하는데, 맥북에도 빨리 이 컬러가 적용이 되었으면 한다.
반면에 실버는 전면 검정색 아노다이징 처리가 된 키보드 색상과 대비되기도 하고, 흰색에 가까운 화사한 느낌을 주었다. 이번 맥북 프로가 각지고 두꺼운 틀로 리디자인 됐는데, 2010년도 이전의 옛날 맥북 형태를 오마쥬한 것처럼 보였다.
결과적으로, 맥북의 근본 컬러는 실버(흰색)이기 때문에 레트로 디자인에 실버가 적합해보였다.
마지막으로 밝은 색상이 팽창하는 느낌을 주는데, 실버로 하면 너무 커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 어차피 16인치로 결정했으니 이왕이면 제대로 시원시원하게 크다고 느껴보고 싶었다. 이러한 생각을 거쳐서 마침내 실버 컬러로 결정하게 되었다.(어차피 색은 주문할 때만 고민하고, 막상 사용할 때는 잘 안보게 된다.)
11월 12일 10시, 마침내 예약 구매가 시작되었다.
마침 공강 시간이어서, 9시 50분부터 계속 공홈에서 대기하다가 바로 구매했다.
멋을 추구하기 위해 키보드를 영문으로 바꾸게 되면서 CTO 처리가 되었다. CTO 처리가 되면 중국에서 생산하게 되어 배송이 3주 가량 딜레이된다.
11월 26일이 정식 출시라는 루머가 있었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반도체 대란'과 '영문 키보드' 덕분에 12월이 훌쩍 넘어서 천천히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11월 24일, 갑자기 DHL에 접수되었다는 문자 연락이 왔다.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연락을 받아서 몹시 설레였다. 예정된 배송 예정일은 12월 2일이었다.
마침내 상해에서 배송이 시작되었지만 며칠 째 저 상태에서 변동이 없어서 무척 조바심이 났다. DHL에 전화하며 진상 고객처럼 질척거린 결과, 5일이 지난 11월 29일에 입항되었다고 응답을 받았다. 그리고 배송 완료일은 예정일보다 하루 이른 '12월 1일'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덕분에 11월 30일 밤에는 내내 잠을 뒤척였다...
12월의 첫 날.
14시에 우체국 배달 기사님이 배송이 완료되었다는 문자를 보냈다.
업무에 집중도 안되고, 고가 물품이다보니 신경도 많이 쓰여서 조퇴를 달고 그대로 퇴근했다.
변태적으로 포장에 진심인 애플답게 택배 포장 박스도 여러모로 신경을 쓴 것이 보였다.
칼도 필요없이, 그냥 박스 가운데 화살표를 잡고 잡아당기면 쭉 찢어지면서 개봉되는 방식이다.
택배 포장 박스를 좌우로 벌리면 '맥북 프로 박스'가 영롱하게 반겨준다.
언박싱 유튜브를 보니, 개봉 이후에 냄새를 맡는 것이 국룰이라고 했다. 주인을 만난 강아지마냥 냄새를 '흐읍' 들이켰다. 기대와 달리,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조금 실망스러웠다.
실버 색상은 정말 예뻤다. 만약 고를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진다고 해도 똑같이 실버를 고를 것이다. 유튜브에서 본 그대로 알루미늄톤의 화사한 색감이 일품이었다. 밝은 조명에 비추어보면 거의 흰색에 가깝게 표현이 되어 고급져보였다.
모니터를 열자, '두웅'하는 부팅음과 함께 매킨토시가 부팅되었다.
초기 세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맥 라이프가 시작되려한다.
평생 윈도우만 사용해봤고, Mac OS가 처음이라서 공부할 것이 많을 것 같다. 우선 필수 앱들의 사용법과 주요 단축키를 익혀야할 것 같다.
맥북을 공부하면서 겪는 여러 시행착오들을 기록하면서, 나와 같은 맥북 초심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