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철학에서 다루는 유명한 '사고실험'들을 다룬다. 사고실험이란 실제로 실험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자들의 머리 속에서 이루어진 가상의 실험이다. 철학자들은 사고실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사상을 전개해나가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사상을 비판하기도 한다. 따라서 본 저서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사고실험을 따라가다보면 저절로 철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사고실험은 가상의 상황을 이용하여 어떤 주장을 펼치는 것을 말한다. 사고실험은 경험적인 도구는 전혀 없이 순전히 생각만으로 실험을 진행한다. 안락의자에 푹 파묻혀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 사고실험을 하고 있는 철학자를 잘 그려준다."
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은 많지만,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 지 막막해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철학'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오는 어려움과 난해함이 철학 입문을 가로막는 장벽이다. 또한 철학의 분야도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있어서, 도통 무슨 주제부터 접근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시중에 나와있는 책으로 철학을 공부하자고 하니, 어떤 책을 봐야 할 지도 결정하기 쉽지 않다.
인터넷 서점에서 철학 관련 서적을 검색하면 보통 '~철학사'라는 종류의 책이 상단에 나온다. '~철학사'라는 책은 연대기 순으로 이루어져있으며, 보통 서양으로 치면 탈레스(혹은 소크라테스)부터 내용이 시작하고, 동양으로 치면 고대 중국(공자)부터 시작된다. 연대기 순으로 이루어진 '철학사'책은 특성상 분량이 방대하며, 내용이 지루하기 때문에 고대 그리스나 고대 중국 파트만 보다가 금세 책을 덮기 마련이다.(그리고 그대로 책장으로 진열되어 다시는 펴보지 않는다...)
철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선 '철학함'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철학에 입문하려는 사람은 시대 순으로 병렬적으로 나열된 '철학사'와 관련된 책을 읽기보단, 이 책과 같이 '주제적'으로 철학에 접근하는 방향이 좋다고 생각한다.
『라플라스의 악마, 철학을 묻다』는 '철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철학을 가르치고자 하는 교사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다양한 사고실험을 주제별로 엮어서 볼 수 있고, 상세한 예시와 친절한 설명은 여러 철학적 사고를 쉽게 이해하게끔 한다. 하지만 저자가 지나치게 사고실험들을 친절하게 설명하려고 하다보니, 원래의 의미에서 조금 벗어난 설명들도 있다. 그리고 내용이 가벼워서, 학문적으로 깊게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에겐 다소 갈증이 날 수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사고실험은 블로그에 다른 글로 자세히 포스팅할 예정이다.
아래에는 주제와 사고실험의 목록만 간단하게 요약하고자 한다.
1. 자아의 동일성
1) 테세우스의 배(Ship of Theseus)
2) 왕자와 갖바치
3) 신체 이론
4) 뇌 바꾸기
5) 공간이동 전송기
6) 간질 수술
2. 도덕적인 행동
1) 기게스의 반지
2) 신명론
3) 칸트의 정언명령
4) 공리주의
5) 경험 기계(Experience Machine)
6) 트롤리 딜레마(Trolley Problem)
3. 생명의 소중함
1) 낙태
2) 안락사
3) 동물의 권리
4. 국가의 필요성
1) 죄수의 딜레마
2) 공유지의 비극
3) 사회계약론
4) 케이크 나누기
5)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5. 몸과 마음
1) 비트겐슈타인의 딱정벌레
2) 철학적 좀비
3) 모방 게임
4) 중국어 방
6. 확실한 지식
1) 방법적 회의
2) 통 속의 뇌(Brain in a Vat)
3) 동굴의 비유
4) 밀랍의 비유
5) 확실한 지식은 존재하는가?
7. 과학적 지식
1) 흰 까마귀
2) 닭 이야기
3) 굿맨의 수수께끼
8. 신의 존재
1) 설계 논증
2) 최초의 원인설
3) 존재론적 논증
4) 기적에 의한 논증
5) 파스칼의 내기
6) 악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