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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자료] CRISPR 유전자 가위의 윤리적 쟁점

 




    유전자 조작은 많은 숙련도와 비용이 들어가서, 주로 공상과학영화에서만 다루었던 소재였다. 그러나 근래에 개발된 기술인 'CRISPR 유전자 가위'로 인해 생명공학에서 큰 발전이 있었다. 이에 따라 CRISPR 유전자 가위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윤리적 쟁점이 있는지 고민해보고자 한다.


    CRISPR 유전자 가위




    DNA는 스스로를 복제하고 유전자 발현이 일어나게 하며, 두 개의 긴 가닥이 서로 꼬여있는 이중나선 구조로 되어있다. DNA를 이루는 '뉴클레오타이드'의 핵염기는 아데닌(A), 시토신(C), 티민(T), 구아닌(G)의 네 종류이다. 모든 생명체의 핵염기(ACTG)는 동일하고, 배열 구조만 다르다. 이러한 배열 구조에 따라 다양한 생명체들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1980년대, 일본 오사카 대학의 요시주미 이시노 박사는 세균의 한 유전자가 특이한 DNA 시퀀스가 반복됨을 발견했다. 해당 시점에서는 반복되는 DNA 시퀀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지 못했으나, 28년이 지나서야 그 이유가 밝혀지게 되었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매일 전쟁을 한다. 바이러스는 자신의 유전암호를 세균 안에 투입하여 죽이려고 한다. 세균은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서 바이러스 DNA의 일부분을 자신의 유전암호에 저장한다. 방어 준비를 갖춘 세균은 바이러스에게 공격 받을 때, 자신의 보관소에서 RNA를 복제하여 무기를 만든다. 이 무기는 세균 안에 바이러스가 있는 지 살피고, 바이러스를 발견하면 즉시 아주 정교하게 잘라내버린다. 이 시스템을 'CRISPR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과학자들은 CRISPR 시스템을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CRISPR 유전자 가위는 기존의 유전자 조작 기술에 비해 연구비용이 99% 이상 감소했으며, 실험 기간 또한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또한 실험실만 갖춰지면 누구나 할 수 있어서, 유전자 조작의 진입장벽도 상당히 낮아졌다. 살아있는 세포를 즉시 편집할 수도 있고, 일부 유전자를 켜고 끌 수도 있으며, 특정한 DNA 시퀀스만 따로 연구할 수도 있게 됐다.

    CRISPR 유전자 가위의 윤리적 쟁점



    2014년, 중국의 과학자들은 원숭이의 배아에 CRISPR를 적용하여, 유전자 변형 실험을 진행했다.
    2015년, 과학자들이 HIV 바이러스를 환자들로부터 제거하는 시도가 성공했다.
    2016년, CRISPR로 암을 제거할 수 있도록, 암 환자를 대상으로 첫 임상실험이 시작되었다.
    2018년, 중국에서 HIV 보균자인 남편이 아이에게 HIV를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CRISPR로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게 했다. 이 외에도 CRISPR 기술을 활용하면, 대부분의 유전병과 질병들을 손쉽게 치유할 수 있게 됐다. 대부분의 유전병들은 DNA 서열 중 단 한 글자만 틀려서 발생하는데, 이를 아주 간단하게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CRISPR를 활용하여, 유전자를 개량한 아이가 처음으로 탄생한다면, 인류의 진화가 
    비가역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인간 유전자 조작에 관한 부정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최초의 시도만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더 이상 막을 수 없을 것이다. 2018년 중국의 사례처럼 아마도 처음에는 아이의 치명적인 유전병을 치료하기를 원하며 CRISPR가 시도될 것이다. 그러나 곧, 생명공학적 지식이 늘어나면서 점차 신체 강화 아기들이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유전자 맞춤 아기'는 인간의 유전자 구조를 영구히 변형시켜, 후세대에 자신의 유전자를 계속해서 물려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인간이라는 종의 '유전자 풀' 자체가 영구히 변형될 것이다.
      
    유전자 조작과 관련된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질병으로부터의 해방, 기대수명 증가, 우주 시대의 개척 등. 그러나 다시 대두되는 '우생학'과 관련된 논쟁, 유전자 기술의 독점 등은 마냥 장밋빛 미래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우려가 있다.
      
    무서운 것은 이 모든 것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머지 않은 미래에 닥칠 현실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