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턴테이블 입문] 턴테이블이란? - 턴테이블의 원리, 턴테이블 관련 용어

 

    사라져가고 있던 턴테이블 문화가 새롭게 유행하고 있다.

    잠깐의 불씨인지 뜨거운 불길이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소수의 매니아들만 향유하던 문화가 어느새 힙스터들에게 다시금 주목받는 취미가 되고 있다.

    턴테이블과 LP는 다루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장비로서,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선 꽤나 공부를 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새롭게 입문하려는 사람에겐 상당히 진입장벽이 있어서,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방황하다가 흥미를 잃어버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겪었던 여러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앞으로 턴테이블 및 LP 문화에 입문할 사람들을 위해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을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작성해보고자 한다.


    턴테이블의 원리



    앞서 바이닐 제작 영상에서 살펴보았듯이, 레코드 표면에 물리적으로 음악의 파형을 새겨놓은 '소리골(Groove)'에 턴테이블의 '바늘(Stylus)'이 회전하는 레코드의 소리골을 긁는다. 바늘은 끝이 약간 둥글어서 홈의 모양에 따라 진동하며 작은 소리가 나는데, 이 소리를 '포노앰프'와 같은 장치로 크게 증폭시키고 스피커(파워앰프)로 출력함으로써 음악이 재생된다. 따라서 단순히 턴테이블만 있다고 바이닐을 재생할 수 없으며, 소리를 증폭시키는 앰프와 턴테이블과 앰프를 연결하는 케이블까지 모두 갖춰져야 한다.


    레코드판이 빠르게 회전하는만큼, 바늘의 강도가 약하다면 금세 망가질 것이다. 따라서 바늘은 사파이어나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져있어서 열에 강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물리적으로 마찰 작용이 있는 한 수명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바늘의 수명은 약 4~500시간으로, 하루 1시간 정도 음악을 감상한다면 약 1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바늘 교체 방법은 아주 간단하므로,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소리골을 바늘로 긁으며 재생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음악을 재생할 때마다 바이닐의 표면이 조금씩 마모된다는 말이다. 즉, 바이닐의 수명은 유한하다. 약 500회 정도 재생하면 음질이 떨어진다곤 하는데, 한 앨범을 그정도로 듣는 경우는 잘 없다. 오히려 디지털 매체인 CD의 알루미늄 원판이 공기 중에 부식되어 데이터가 점점 지워지기 때문에 최대 수명이 약 50년이라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관리만 잘 한다면 CD보단 바이닐을 보다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셈이다.


    바이닐을 구매하려고 보면, 제품 소개란에 140g이나 180g 혹은 200g이라고 설명해놓은 부분이 있다.(위 이미지의 파란색 부분) 이것은 말 그대로 바이닐의 무게를 말하는 것인데, 당연하게도 그램수가 높을수록 레코드판이 두껍고 무거워진다. 즉, 레코드판이 두껍고 무거울수록 얇게 프레싱된 판보다 마모가 덜 되어, 반복 재생을 잘 견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80g 이상의 무거운 판을 '중량반'이라고 하는데, 특별히 음질과 관련된 이슈가 없다면 보통 중량반으로 프레싱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턴테이블 관련 용어



    - RPM(Revolution Per Minute): 턴테이블에 바이닐을 올려놓는 '플래터'가 1분에 몇 번 회전하는가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보통 33 1/3 RPM이나 45RPM이며, 대부분의 12인치 바이닐은 33 1/3RPM이다.(보통 7인치, 10인치 바이닐이 45RPM이다.) 조작법은 간단하다. 턴테이블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기만 하면, 맞춰진 수치에 따라 플래터가 돌아가는 방식이다. 레코드판마다 적절한 RPM에 맞춰 재생을 해야하는데, 앨범 커버나 판의 라벨에 적절한 수치가 적혀있기 때문에 확인해보고 돌리면 된다.


    - 카트리지: 자석과 코일이 내장되어 있어, 바늘이 레코드판의 소리골을 읽을 때 오는 진동을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장치이다. 카트리지는 다른 제품으로 교체할 수 있는데, 카트리지가 작고 강한 자석을 지닐수록 출력이 높아져서 음질도 좋아진다.(턴테이블 종류에 따라서 카트리지가 교체되지 않는 제품도 있다. 보통 저렴한 제품이면 카트리지는 바꿀 수 없고, 카트리지의 바늘만 교체할 수 있다.) 


    - 톤암: 바늘이 트랙을 따라가게 돕는 장치이다. 톤암은 약간 앞 쪽으로 기울어져있는데, 레코드판과 수평을 맞추기 위해서 수평계를 사용해야 한다. 수평이 맞지 않으면 바늘과 판이 손상되고, 소리가 왜곡되어 재생된다. 또한 톤암은 바늘이 안정적으로 소리골을 따라가기 위해 바늘을 살짝 눌러주는 기능인 '침압'을 설정할 수 있는데, 사용하는 카트리지와 바늘에 따라 적정한 침압 역시 다르다.(2.0g~3.5g 사이) 침압이 잘 맞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선 음악을 재생해보면 된다.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 재생된다면 침압이 잘 맞춰진 것이고, 갑자기 특정 구역을 건너뛰거나, 이상하게 재생된다면 침압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침압을 너무 가볍게 조절하면 판이 튀고, 너무 무겁게 조정하면 판에 손상이 간다.)

    - 리프트 레버: 톤암을 레코드판에 안정적으로 내리고, 다시 올리기 위해 사용하는 장치이다. 레버가 없으면 톤암을 잡고 판에 직접 올려줘야 되는데, 조금만 힘 조절을 실수하면 바늘이 판에 콕 박혀서 바늘과 판이 손상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평소에는 리프트 레버를 올려서 톤암이 떨어지지 않도록 보관한다. 음악을 감상할 때는 레코드판의 재생 위치에 톤암을 위치하고, 레버를 내리면 서서히 바늘이 레코드판에 맞닿게 된다. 리프트 레버의 작동 방식은 자동, 반자동, 수동이 있다. 자동 방식은 톤암이 자동으로 레코드판으로 이동하고, 노래가 끝나면 처음의 위치로 돌아간다. 반자동 방식은 시작할 때는 수동으로 재생하지만, 끝나면 자동으로 처음의 위치로 돌아간다. 수동 방식은 노래 시작의 처음과 끝 모두 수동으로 톤암을 움직이는 것인데, 턴테이블이 고가일수록 수동으로 구동하는 방식이 많다.(아무래도 자동과 반자동은 고장의 위협이 있기 때문이다.)

    - 안티스케이팅: 바이닐을 재생하면, 바늘이 소리골을 따라서 진행할 때 발생하는 마찰력과 톤암의 길이에 의해 조금씩 톤암은 레코드판 안쪽으로 말려들어간다. 이렇게 톤암이 플래터의 회전축 중심으로 움직이려는 현상을 '스케이팅'이라고 한다. 스케이팅이 발생하면 바늘이 일정한 속도에 따라 소리골을 읽지 못하고, 안으로 밀려들어가서 음의 왜곡이 발생한다. 따라서 스케이팅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힘을 가하는 장치가 '안티스케이팅'이다. 카트리지나 톤암에 따라서 안티스케이팅의 적정한 수치가 다르지만, 보통 침압의 70~100%로 설정한다.

    디깅: '파내다', '채굴'이라는 사전적 의미에서 확장되어,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찾아내는 작업을 '디깅'이라고 한다.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매장에서 좋아하는 앨범을 직접 찾아보거나, 요즘 유행하는 스트리밍 앱에서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여러 음악을 감상하며 새로운 아티스트와 노래를 찾아내는 작업 등을 통칭하여 말한다. 길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노래가 나왔을 때 Shazam과 같은 앱으로 음성 검색을 하는 것도 역시 디깅의 일종이다. 예전에는 라디오 DJ가 추천해주는 음악 위주로 디깅을 했다면, 요즘은 다양한 방법으로 편하게 디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재미있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음악 취향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