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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후기] 서울 종로구 서울레코드


미국으로 가게 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고자 정말 오랜만에 서울에 방문했다.
마침 숙소 근처에 도보로 갈 수 있는 레코드샵이 있어서, 짐을 풀고 천천히 방문해보았다.



매장이 상가 사이에 있어서 지도앱을 사용하더라도 처음엔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서울레코드'가 적혀있는 빛바랜 빨간 간판을 찾아보면 금세 발견할 수 있다.

197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가게인만큼,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있다.
그런데 이런 세월의 흔적이 오히려 가게를 빛내주고 있었다. LP 자체가 오래된 매체다보니, 오히려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매장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인테리어로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이닐이 메인이긴 하지만, LP뿐만 아니라 CD와 카세트도 여럿 판매하고 있다.
클래식, 재즈, 락, 심지어 트로트까지 수많은 장르를 다루고 있으며, 새 음반뿐만 아니라 안쪽에 중고 앨범들이 많이 있는데 오히려 이 쪽이 더 메인인 것 같았다. 조금 낡은 앨범들이 많았지만 잘 찾아보면 합리적인 가격에 구하고 싶었던 음반을 구할 수 있을 듯 했다.

넓지 않은 매장 속에 아티스트, 장르, 종류별로 촘촘하게 분류가 잘 되어 있어서 차분하게 구경하기 좋았다. 실내가 복잡하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고, 별도로 안내받지 않아도 충분히 여러 음악을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복고 소품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인상을 받았고, 턴테이블도 있어서 청음도 할 수 있다.

사진도 많이 찍어보고 디깅도 천천히 해보고 싶었지만, 아기를 안고 있어서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효율적인 동선으로 가게를 훑어봤는데, 마침 사고 싶었던 Marvin Gaye의 앨범이 있어서 빠르게 구매하고 아기 컨디션이 나빠지기전에 숙소로 돌아왔다.

지방사람으로 서울에 자주 오기 힘든 만큼 다음엔 다른 레코드샵에 방문하여 조금 더 오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아이가 조금 크면, 함께 손을 잡고 천천히 여유있게 구경을 해봐야겠다.


* 주소: 서울 종로구 종로 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