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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후기] 서울 마포구 도프레코드


오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서울행 KTX에 탑승했다.
가을이지만 아직은 여름 같은 무더운 날씨가 느껴졌다.(방문 시기는 9월 말이었다.)
아기가 이제 막 돌이 지났고, 결혼식이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당일치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결혼식 이후 제일 가보고 싶었던 레코드샵 한 곳만 전투적으로 방문했다.



도프레코드는 온라인보단 오프라인 매장에 주력하고 있기에 오프라인 디깅에 최적화되어있다. 바이닐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찾아보는 것이 더욱 재미있다. 또한 다른 레코드샵과는 달리 락과 메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예전부터 꼭 방문해보고 싶었다. 버스 정류장에 내린 뒤 네이버 지도에 의지하여 걷다보니 인상적인 해골 간판이 저 멀리서부터 보였다. 이윽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여 4층 매장에 진입했다.




엄청난 양의 앨범들이 차곡차곡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도프레코드에는 바이닐뿐만 아니라, 상당한 양의 CD와 테이프, 그리고 굿즈를 보유하고 있다. 꼭 바이닐을 보러 오지 않더라도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매장이었다. 다양한 제품이 빼곡하게 채워져있지만, 아티스트 및 장르별로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디깅하기 어렵지 않았다.(유명한 아티스트는 따로 태그하여 판매한다.) 매장 안에는 이미 여러 명이 디깅 중이었고, 나도 그 무리의 일부가 되어 디깅에 합류하였다.

새 앨범뿐만 아니라 중고 바이닐도 판매하고 있었다. 슬리브와 알판의 상태를 커버에 표기해놓아 구매에 참고할 수 있다. 앞, 뒤, 옆면마다 바이닐이 가득 채워져있어서 꼼꼼하게 구경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전체적으로 락 앨범이 가장 많았고, 최근 유행인 시티팝 앨범도 별도의 코너에 전시되어 있었다. 재즈는 유명한 판은 있지만 그렇게 많이 보유하진 않았고, 클래식은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나는 메탈 바이닐을 구매하러 왔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했다. 내가 방문한 레코드샵 중에서 메탈 바이닐을 제일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게 메탈 코너에서 완전히 몰입하여 한참을 디깅했다.

예전부터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하고 있어서, 사장님이 락과 메탈(특히 익스트림 메탈)에 조예가 깊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락도 비주류로 분류되곤 하는데, 심지어 락 중에서도 극소수의 문화인 '익스트림 메탈'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제품을 떼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메탈 코너엔 정말 많은 앨범이 깔끔하게 놓여있었다. 하나라도 허투로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조심스레, 꼼꼼하게 하나하나 뒤져보았다.(시간만 많았으면 사장님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을 정도였다.)



결국 바이닐을 한 장만 사려고 했는데, 충동적으로 3장이나 구매해버렸다.

Slayer의 Reign in Blood
Behemoth의 The Satanist
Death의 Human

각각 스래쉬 메탈과 데스 메탈의 위대한 명반들이다. 이 앨범을 직구하지 않고 직접 매장에서 만져보고 구할 수 있다니 영광이었다. 사실 더 사고 싶은 앨범들이 많았지만, 이미 예산을 한참 초과했기 때문에 자제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할 것을 기약하며 쉽게 떨어지지 않는 아쉬운 발걸음을 나섰다. 같이 온 친구도 지브리 앨범을 구매해서 기분이 좋아보이는 눈치였다.

비범한 디자인의 스탬프 카드도 받았는데, 언제 다시 방문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었다.
잘 보관하고 있다가 꼭 다시 들러야겠다. 다음에는 근처에 있는 '김밥레코즈'도 함께 방문해야겠다.

락/메탈을 좋아하거나, 다양한 음악 굿즈를 구경 및 구매하고 싶은 사람들.
혹은 이색 데이트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적극 추천하는 오프라인 레코드샵이다.

* 주소: 서울 마포구 독막로 211 , 4층